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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정의 달’이 지나도 여전히 들리는 아이들의 구조 신호

  • · 작성자|충북아동보호전문기관
  • · 등록일|2026-07-16
  • · 조회수|42

백순규 충북아동보호전문기관장

만물이 푸르른 6월이다. 5월 가정의 달에 나눈 아동 존중의 다짐이 무색하게도, 우리 지역 그늘진 곳에는 여전히 SOS를 보내는 위기 아동들이 존재한다. 현장에서 마주하는 아동학대의 실상은 일회성 관심만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이제는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공공과 민간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상생의 해법을 찾아야 할 엄중한 과제이다.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24년 아동학대 주요통계’에 따르면, 충북지역의 아동학대 신고는 매년 1,600건 이상 지속해서 접수되고 있다.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아동 인구 1,000명당 학대 피해 아동을 선제적으로 찾아낸 비율인 ‘아동학대 발견율’이다. 충북의 발견율은 5.14‰로 전국 평균(3.57‰)을 크게 웃돈다. 이는 숨겨진 위기 가정이 많음을 뜻하는 동시에, 제한된 인프라 속에서 현장 인력이 감당해야 할 사후 사례관리 부담이 타 시·도에 비해 무겁다는 증거다.

현재 충북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은 단 4곳으로 광활한 관할 지역의 사례를 분담하다 보니, 특정 시·군을 담당하는 일부 기관에 사례가 집중되는 심각한 불균형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한 기관은 상담원 1인당 보건복지부 권고 기준(32건)의 3배에 달하는 무려 94건을 홀로 감당하고 있다. 이러한 격무는 상담원의 소진을 넘어 촘촘한 사례관리를 어렵게 하므로, 인력 보호와 지역 편차 해소를 위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동행이 시급하다. 이에 정부 기조에 발맞춘 세 가지 상생 대책을 제안한다.

첫째, 사후 처벌 중심을 넘어 ‘선제적 예방 및 조기지원 시스템’ 안착이 시급하다. 아동학대 사례의 84.1%가 부모에 의해 발생하고 재학대율이 15.9%에 달하는 만큼 가정 내 선제적 개입이 필수적이다. 지자체 중심의 인식개선 사업과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위기 가정을 건강하게 회복시키는 현장의 예방 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다.

둘째, 지역사회 안전망(Safety Net)이 상시 작동해야 한다. 아동 보호는 하나의 기관이나 행정력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의료기관, 교육기관, 경찰, 민간 전문기관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상설 협력 체계가 확고히 자리 잡아야 아동의 안전을 온전히 보장할 수 있다.

셋째, 구조적 한계를 극복할 아동보호전문기관 1개소 추가 설치가 핵심이다. 이는 높은 발견율에 걸맞은 전문성을 갖추고 고위험군 가정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 재학대를 끊어내기 위한 공공 책임성의 실현이다. 상담원의 살인적인 격무를 해소하고 안전한 근무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은 지자체가 현장에 줄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인 지원이다. 인프라 확충으로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때 가정이 건강하게 회복될 수 있다.

5월 한 달 동안 쏟아졌던 아동 권리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6월에도 지속될 수 있도록, 충북도의 선제적이고 책임 있는 제도적·정책적 지원과 도민들의 따뜻한 동참을 간곡히 기대한다.